동네에서 배우고 즐기는 취미·교육 플랫폼, 일상 속 창업 기회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로컬 기반 취미·교육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Skillshare는 온라인으로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는 대표 플랫폼이지만, 이와 동시에 Meetup 같은 서비스는 지역 단위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연결하여 소모임 활동을 지원한다. 단순히 강의를 듣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함께 즐기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가, 사진, 요리, 코딩, 글쓰기 같은 취미와 학습 활동이 지역 커뮤니티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리고, 이를 온라인 플랫폼이 중개해준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 같은 플랫폼이 개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넓혀주는 동시에, 소규모 창업자가 자신만의 전문성을 강의·워크숍 형태로 수익화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더욱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미 온라인 원데이 클래스 플랫폼인 ‘클래스101’이나 ‘프립’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짧게 배우고 경험하는 취미 소비가 일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플랫폼은 대체로 전국 단위로 운영되어, 특정 지역 주민끼리 직접 만나고 교류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만약 ‘로컬 기반’에 초점을 맞춘 창업 아이템이 등장한다면,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성구 같은 지역 단위로 ‘사진 소모임’, ‘홈베이킹 클래스’, ‘영어 회화 스터디’, ‘글쓰기 모임’ 등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충분히 수요가 있다. 지역 문화센터, 도서관, 카페 같은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소규모 클래스를 운영하고, 온라인에서는 예약·결제·후기 관리 기능을 지원하면, 소규모 창업자와 지역 주민 모두가 혜택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창업 모델의 강점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대규모 기술이나 자본 없이도, 특정 지역의 강사와 공간을 연결하는 플랫폼 운영만으로 시작할 수 있다. 예컨대 ‘동네 영어 원데이 클래스’, ‘지역 특산물 활용 요리 교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미술 교실’ 등은 소규모 창업자도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이후 ‘로컬의 재발견’이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기반 소모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동시에 고려해야 할 과제도 있다. 첫째는 수익 모델이다. 참가비 일부를 플랫폼이 수수료로 가져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소규모 모임 특성상 금액 단위가 작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 기업과의 제휴, 광고, 공간 대여 수익 등을 결합해야 한다. 둘째는 안전과 신뢰 문제다. 지역 단위 모임은 낯선 사람들이 직접 만나기 때문에, 후기·인증 시스템, 모임 호스트 검증 절차가 필수적이다. 셋째는 차별화 전략이다. 기존 대형 플랫폼과 단순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지역 밀착형 특화 서비스—예컨대 ‘부산 바닷가 요가 클래스’, ‘전주 전통음식 체험 교실’ 같은 지역적 정체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을 통해 차별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컬 기반 취미·교육 플랫폼은 한국 창업자에게 매력적인 기회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경험’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고, 시니어 세대 또한 여가 시간을 채워줄 소모임과 학습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경험 자체가 가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지역성과 인간적 교류를 결합한 기획력이다. 소소한 취미와 배움이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새로운 창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로컬 기반 취미·교육 플랫폼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창업 아이템으로 평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