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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융·의료를 뒤흔드는 AI 에이전트

운영자 · 2025-08-29 · 조회수 88
"단순히 챗봇처럼 답변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사람이 처리해야 했던 복잡한 행정 절차를 대신 수행하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보험·금융·의료를 뒤흔드는 AI 에이전트, 한국 창업 시장의 다음 기회는?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화 서비스가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영역이 바로 ‘AI 에이전트 기반 프로세스 자동화’다. 단순히 챗봇처럼 답변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사람이 처리해야 했던 복잡한 행정 절차를 대신 수행하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미국의 헬스케어, 보험, 금융 산업에서는 각종 신청과 이의 제기, 서류 제출과 같은 고비용·저효율 업무들이 오래전부터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아왔고, 스타트업들은 이 틈새를 파고들어 기존 시스템이 가진 비효율을 인공지능으로 보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Aegis는 환자가 의료비 청구 과정에서 잘못된 금액을 청구받았을 때, 변호사나 보험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AI가 자동으로 이의신청을 작성·제출하여 환자의 권리를 보호해준다. Approval AI는 복잡한 주택담보대출 절차에서 수십 장의 서류를 검토하고 제출하는 과정을 완전히 자동화하여, 기존에 몇 주가 걸리던 절차를 며칠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했다. 또 Galen AI는 개인의 웨어러블 기기, 건강 앱, 병원 진료 기록을 통합 분석해 맞춤형 웰빙 조언을 제공하는데, 이는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 사회에 특히 효과적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에 전문가에게 의존해야 했던 문제 해결 과정을 대중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AI 에이전트 자동화는 적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보험·의료·금융 영역은 절차가 복잡하고 서류가 많은 분야로,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이 상당하다. 국민연금 수급 신청이나 건강보험 환급 신청, 또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지원받는 각종 장학금·공공지원금 신청 과정은 대부분 온라인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입력란과 증빙 자료 제출로 인해 체감 난도가 높다. AI 에이전트가 이 과정을 자동화한다면, 개인은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복잡한 행정이 마무리될 수 있다. 또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세무 신고 역시 대표적인 기회 영역이다. 매출·매입 내역, 세금계산서, 각종 비용 증빙을 정리하여 세무사에게 맡기는 대신, AI 에이전트가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불러와 자동으로 신고서를 작성하고, 오류가 있을 경우 바로잡을 수 있다면 세무 서비스의 비용과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OECD 국가 중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혁신은 파급력이 크다.
물론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다. 첫째는 규제와 보안 문제다. 의료나 보험 분야의 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어, 민간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다루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는 국가 기관과의 협력 모델이나, 공공 데이터 개방 범위 안에서의 활용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사용자 신뢰 문제다. 법률이나 금융 관련 자동화 서비스는 잘못된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AI가 내린 결정을 최종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전문가 연계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서비스에 빠르게 적응하는 대신 초기 신뢰도가 낮을 경우 급격히 이탈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론칭 초기부터 안정적 품질과 간결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창업자들에게 이 분야는 매우 매력적인 기회다. AI 에이전트 자동화는 단순한 ‘기술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불편을 줄이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구조적 혁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 서비스 자동화, 소상공인 세무 지원, 청년층 장학금·지원금 신청, 보험금 환급 절차 간소화 등은 정부와 기업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영역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챗봇을 넘어서 ‘AI 비서’ 개념을 적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으며, 행정 절차 자동화는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규제 준수와 신뢰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내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한국에서도 ‘AI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는 단순한 미래 가능성이 아니라 빠른 시간 내에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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