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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ong Anywhere

운영자 · 2025-08-24 · 조회수 61
"출발은 소박했지만, 그 안에는 두 가지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다. 하나는 절박한 생존의 필요였고, 다른 하나는 “도시의 빈 공간을 연결하면 새로운 가치가 탄생한다”는 통찰이었다."

2007년 가을, 샌프란시스코의 두 청년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집세를 내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도시에서는 대형 디자인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었고, 호텔은 이미 모두 매진된 상태였다. 그들은 거실에 에어 매트리스를 세 개 깔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제공하며 낯선 손님을 받았다. 이름은 ‘AirBed & Breakfast’, 공기 침대와 아침 식사에서 시작된 이 작은 실험이 훗날 세계적인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된다.
출발은 소박했지만, 그 안에는 두 가지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다. 하나는 절박한 생존의 필요였고, 다른 하나는 “도시의 빈 공간을 연결하면 새로운 가치가 탄생한다”는 통찰이었다. 단순히 방세를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 같아 보였지만, 사실상 글로벌 공유경제의 씨앗이었다.
이후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투자자들은 “낯선 사람 집에 묵겠다는 게 말이 되냐”라며 의심했고, 플랫폼은 좀처럼 성장하지 않았다. 자금이 바닥나자 이들은 미국 대선 시즌에 맞춰 기발한 생존책을 내놓는다. 바로 후보자 얼굴을 박은 한정판 시리얼 박스, ‘Obama O’s’와 ‘Cap’n McCain’s’. 이 장난 같은 발상으로 3만 달러를 벌어 연명했고, 동시에 “창업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를 풀어낸다”는 강렬한 인상을 투자자들에게 남겼다. 이 사건은 지금도 스타트업 업계에서 생존형 마케팅의 전설로 회자된다.
시대도 그들을 도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많은 사람들이 소득을 잃었고, 방 하나를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생계에 보탬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동시에 여행자들은 호텔보다 저렴하고 현지적인 경험을 원했다. 에어비앤비는 정확히 그 지점에 들어맞았다. 방 한 칸은 수입원이 되었고, 여행자는 현지인의 삶을 체험하는 새로운 경험을 얻었다. 위기와 불안정은 오히려 에어비앤비의 성장 연료가 되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단순한 경제적 플랫폼에 그치지 않았다. 창업자들은 사람과 공간, 문화와 경험을 연결한다는 철학을 내세웠다. “어디서든 집처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비전은 단순한 숙박 예약을 넘어, 인간적인 연결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사회적 서사로 확장되며 브랜드의 힘을 키웠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갈등도 따랐다. 각국 도시에서 에어비앤비는 집값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논란의 한가운데에 놓였다. 지역 주민들은 관광객 유입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반발했고, 정부는 규제에 나섰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의 아이콘이자 동시에 현대 도시가 직면한 갈등의 상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부인하기 어렵다. 방세에 쫓기던 두 청년의 아이디어는 불과 십여 년 만에 글로벌 숙박 산업의 판도를 바꿨다. 호텔 체인과 경쟁하는 플랫폼이 되었고, 여행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에어 매트리스 세 개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은 결국 “공유”라는 하나의 새로운 경제 체제를 현실로 끌어낸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이야기는 단순한 창업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위기의 시대를 기회로 바꾼 사례이며,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철학을 증명한 기록이다. 동시에 지금도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현재진행형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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